2015년 파리에서 전 세계가 희망에 부풀어 체결한 파리기후협약. 그로부터 거의 10년이 흘렀습니다. 과연 지구는 더 나아졌을까요? 아니면 여전히 갈 길이 멀까요?
냉정하게 말하자면, 현실은 생각보다 녹록지 않습니다. 하지만 포기하기에는 아직 희망이 남아있죠. Part 2에서는 파리협약의 현실적인 성과와 한계, 그리고 우리가 마주한 과제들을 솔직하게 들여다보겠습니다.
현실 체크 : 우리는 목표에 얼마나 가까워졌나?
뼈아픈 현실, 하지만 절망은 금물
과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각국이 제출한 NDC 목표들을 모두 달성하더라도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하로 제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10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 45% 줄여야 합니다. 현재 속도로는 역부족이라는 뜻이죠.
그래도 변화는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절망하기에는 이릅니다. 실제로 많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거든요.
긍정적 변화들
- 재생에너지 비용의 급격한 하락
-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
- 각국의 탄소중립 선언 증가
- ESG 경영의 확산
- 청년층의 기후 의식 향상
문제는 이런 변화들의 속도가 기후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COP28과 COP29 : 최근의 성과와 한계
COP28(2023, 두바이)의 역사적 성과
2023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COP28은 파리협약 역사상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주요 성과
- 화석연료 전환 합의 : 처음으로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이 공식 문서에 명시
- 재생에너지 3배 확대 : 2030년까지 전 지구 재생에너지 용량 3배 확충 합의
- 에너지 효율 2배 증대 : 에너지 효율성을 2배로 높이기로 약속
- 손실과 피해 기금 출범 : 792백만 달러 규모로 공식 운영 시작
특히 화석연료 전환에 대한 합의는 기후변화 회의 역사상 최초의 일이었습니다. 물론 "점진적 폐지"가 아닌 "전환"이라는 표현을 쓴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중요한 진전이었죠.
COP29(2024, 바쿠)의 성과와 아쉬움
2024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COP29는 주로 기후재원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주요 성과
- 파리협정 제6조 세부 규정 합의 : 10년간의 협상 끝에 국제탄소시장 운영 규칙 확정
- 기후재원 논의 진전 : 2025년부터 새로운 기후재원 목표(NCQG) 설정 작업 본격화
하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재원 규모나 조달 방안에 대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전지구적 이행점검(GST) : 성적표는 어떨까?
2023년 COP28에서는 파리협약 이후 첫 번째 전지구적 이행점검(Global Stocktake)이 실시되었습니다. 마치 지구의 건강검진 같은 것이죠.
검진 결과는?
솔직히 말하면 "경고" 수준입니다.
문제점들
- 대부분의 국가들이 NDC 목표 달성에 어려움
-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속도 부족
- 기후 적응 및 재원 지원 부족
- 개도국과 선진국 간 격차 여전
희망적 신호들
- 재생에너지 확산 가속화
- 청정기술 투자 증가
- 기업들의 자발적 감축 노력 확산
트럼프 재집권과 미국의 변수
2025년 1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재집권하면서 파리협약에 또다시 먹구름이 끼었습니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 파리협약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이로써 미국은 이란, 리비아, 예멘과 함께 이 협정에 가입하지 않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는 파리협약에 심각한 타격입니다. 미국은 세계 2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자 기후재원의 주요 공급국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거 트럼프 1기 때와 달리, 이번에는 미국 내 주정부와 기업들의 기후행동이 더욱 활발해진 상태여서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현주소 : 어디쯤 와 있나?
우리나라의 성과
긍정적 변화
- 2050 탄소중립 선언(2020년)
-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 도입
-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지속 운영
-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추진
여전한 과제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한국의 딜레마
-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 : 1990년 6.8톤 → 2018년 14.1톤 (2배 이상 증가)
- 에너지 수입 의존도 : 여전히 높은 화석연료 의존
- 산업구조의 한계 : 제조업 중심의 에너지 집약적 구조
- 사회적 비용 : 탄소중립을 위한 사회적 비용 부담 증가
파리협약의 구조적 한계들
1. 법적 구속력의 부재
파리협약의 가장 큰 한계는 법적 구속력이 약하다는 점입니다. 각국이 NDC를 지키지 않아도 직접적인 제재 수단이 없어요. 오직 "국제적 수치심"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 무임승차 문제
일부 국가들이 다른 나라의 노력에 무임승차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이 알아서 하겠지"라는 식으로 말이죠.
3. 개발과 환경의 딜레마
특히 개도국들은 경제발전과 온실가스 감축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합니다. 당장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가 급한데, 환경을 위해 개발을 포기하기는 어렵죠.
새로운 희망과 기회들
1. 기술의 진보
게임 체인저들
- 태양광 발전 비용의 급속한 하락
- 배터리 기술의 혁신적 발전
- 수소 경제의 부상
-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발전
2. 금융의 변화
ESG 투자의 확산
- 녹색채권 시장의 폭발적 성장
- 화석연료 투자 철회(Divestment) 확산
- 기후 리스크를 고려한 투자 결정 증가
3. 사회 의식의 변화
Z세대의 힘
- 기후변화에 대한 높은 관심과 행동력
- 소비 패턴의 변화 (지속가능한 소비)
- 기업과 정치인에 대한 압력 증가
우리가 해야 할 일들
개인 차원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실천들
- 에너지 절약 생활화
- 대중교통 이용 늘리기
- 지속가능한 소비 선택
- 기후변화 이슈에 관심 갖고 목소리 내기
기업 차원에서
비즈니스의 패러다임 전환
- RE100(재생에너지 100%) 참여
- 공급망 전체의 탄소 발자국 관리
- 순환경제 모델 도입
- 기후 리스크 경영 강화
정부 차원에서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
- 장기적인 로드맵 수립과 이행
- 녹색 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
- 국제 협력 강화
-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 실현
2030년까지 남은 시간, 얼마나 될까?
파리협약의 첫 번째 중간 목표인 2030년까지 이제 5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있어요.
하지만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인류는 위기 때마다 놀라운 적응력과 혁신 능력을 보여왔거든요. 코로나19 팬데믹 때 백신을 1년 만에 개발한 것처럼, 기후변화 문제도 전 인류가 힘을 합치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 희망을 잃지 않기
파리협약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목표 달성도 쉽지 않죠. 하지만 적어도 방향은 정해졌고, 전 세계가 같은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작은 실천이라도 계속하고, 목소리를 내고,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이죠. 우리 모두가 주인공인 이 거대한 도전에서 말입니다.
기후변화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바로 지금, 여기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시간이 있고, 기술이 있고, 의지가 있습니다.
파리에서 시작된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지 말고, 함께 키워나가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지구를 위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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