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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기후 에너지 정책

Part 1 : 파리 기후협약 A to Z - 왜 전 세계가 주목했을까?

by GLEC(글렉) 2025. 6. 17.

2015년 12월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역사적인 순간이 펼쳐졌습니다.

 

195개국의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구의 미래를 바꿀 중대한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바로 '파리기후협약(파리협정)'의 탄생 순간이었죠.

 

회의 주최자인 프랑스의 외무장관 로랑 파비우스는 이 협약을 "야심차고 균형잡힌" 계획이며 지구 온난화에 있어서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과연 무엇이 이토록 전 세계를 들썩이게 만든 걸까요?


파리기후협약, 도대체 무엇인가?

파리기후협약(Paris Agreement)은 한마디로 정의하면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전 세계가 함께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역사상 최초의 포괄적 기후 합의입니다.

핵심 목표는 이것이다!

파리협약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명확합니다 :

1.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로 유지 2. 더 나아가 1.5℃ 이하로 제한하도록 노력 3.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 '0' 달성

 

왜 하필 1.5℃나 2℃일까요?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지구 온도가 이 수준을 넘어서면 돌이킬 수 없는 기후 재앙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해수면 상승, 극한 기상현상 증가, 생태계 파괴 등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한 마지노선인 셈이죠.


교토의정서와 뭐가 다른가?

많은 분들이 "기후변화 협약이라면 1997년 교토의정서도 있지 않았나?"라고 궁금해하실 텐데요. 맞습니다! 하지만 파리협약은 교토의정서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협약입니다.

교토의정서의 한계

  • 참여국 제한 : 선진국 37개국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
  • 전세계 배출량의 22%만 커버
  • 하향식(Top-down) 방식 : 국제사회가 각국에 목표 할당

파리협약의 혁신

  • 전 세계 참여 : 197개국, 전세계 배출량의 95.7% 커버
  • 상향식(Bottom-up) 방식 : 각국이 스스로 목표 설정
  • 포괄적 접근 : 감축뿐만 아니라 적응, 재원, 기술이전 등 다양한 분야 포괄

이것이 바로 파리협약이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포괄적(Universal and Comprehensive) 체제"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NDC, 파리협약의 핵심 메커니즘

파리협약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가 바로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국가결정기여)입니다.

NDC란 각 나라가 스스로 정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실행 계획을 말합니다. 마치 학생들이 각자의 능력에 맞게 성적 목표를 세우고 공부 계획을 짜는 것과 비슷하죠.

주요국들의 NDC 현황

한국 :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온실가스 24.4% 감축

영국 :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68% 감축

중국 : 2030년 이전 온실가스 배출 정점 달성, 2060년 탄소중립

미국 : 트럼프 정권 하에서 탈퇴 후 바이든 정권에서 재가입

5년마다 업그레이드하는 시스템

파리협약의 똑똑한 점은 NDC를 5년마다 재검토하고 더 야심찬 목표로 업데이트하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이를 글로벌 이행점검(GST, Global Stocktake)이라고 부르는데, 마치 정기적인 건강검진처럼 지구의 기후 상태를 체크하고 치료 방향을 조정하는 시스템이죠.


파리협약이 특별한 이유

1. 모든 국가의 참여

처음으로 선진국과 개도국 구분 없이 모든 국가가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개발도상국이니까 온실가스를 좀 더 배출해도 괜찮다"던 시대는 끝난 것이죠.

2. 자율성과 책임성의 조화

각국이 스스로 목표를 정하되, 그 이행과정은 국제사회가 함께 모니터링합니다. 강제가 아닌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면서도 투명성을 확보한 것입니다.

3. 포괄적 접근

온실가스 감축만이 아니라 기후변화 적응, 재원 지원, 기술 이전, 역량 배양 등 기후변화 대응의 모든 측면을 다룹니다.


파리협약의 재정 지원 체계

개도국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선진국들은 2020년부터 매년 최소 1,00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입은 개도국을 위한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기금도 신설되어,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파리협약 참여

우리나라는 2016년 11월 3일 파리협정 비준을 완료했습니다.

 

한국의 주요 약속

  • 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 대비 37% 감축
  • 이 중 11.3%는 해외 감축사업 및 배출권 구매로 충당
  • 저탄소 산업으로의 전환 및 에너지신산업 육성

한국은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며, 신기후체제 창출에 건설적으로 기여하고 있습니다.


파리협약, 왜 이토록 중요한가?

파리협약은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서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를 다룹니다. 기후변화는 이미 현실이 되었고, 우리는 매일 그 영향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극한 폭염, 기록적인 홍수, 강력한 태풍... 이 모든 것들이 바로 기후변화의 신호입니다. 파리협약은 이러한 위기에 맞서 인류가 손을 잡고 함께 나아가기로 한 첫 번째 진정한 약속인 것입니다.


마무리하며

파리협약은 완벽한 해답이 아닙니다. 여전히 많은 과제와 한계가 있죠. 하지만 적어도 전 세계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함께 걸어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다음 Part 2에서는 파리협약이 체결된 지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 실제로 어떤 성과와 한계를 보이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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