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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슬기로운 탄소 생활

Part 2 : 전 세계 배출권거래제 현황 - EU ETS부터 K-ETS까지

by GLEC(글렉) 2025. 6. 17.

지난 글에서 배출권거래제의 기본 원리를 알아봤다면, 이번에는 실제로 전 세계에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2005년 유럽연합이 세계 최초로 시작한 이후, 현재 31개의 배출권거래제가 전 세계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각 제도마다 독특한 특징과 운영 방식을 가지고 있어, 이들을 비교 분석해보면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글로벌 탄소시장의 폭발적 성장

세계은행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탄소배출권거래시장은 2005년 약 109억 달러에서 2021년 7,600억 유로로 급성장했습니다. 이는 연평균 10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탄소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국가 단위뿐만 아니라 지역 단위에서도 배출권거래제가 활발히 도입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캐나다의 브리티시 콜롬비아, 미국의 캘리포니아 등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 : 유럽연합 배출권거래제(EU ETS)

제도 개요와 발전 과정

EU ETS는 2005년 1월에 시작된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배출권거래제입니다. 현재 27개 EU 회원국과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가 참여하고 있으며, 약 1만 개 이상의 시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요 발전 단계

  • 1기(2005-2007) : 시범 운영 기간, 과잉 할당으로 가격 급락
  • 2기(2008-2012) : 교토의정서 연계, 금융위기로 가격 하락
  • 3기(2013-2020) : 중앙집중식 할당, 경매 확대
  • 4기(2021-2030) : 시장안정화 예비분 도입, 적용 범위 확대

운영 특징

EU ETS의 가장 큰 특징은 점진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시장 효율성을 높여왔다는 점입니다. 초기에는 과잉 할당으로 인한 가격 급락 문제가 있었지만, 4기에 들어서면서 시장안정화 예비분(Market Stability Reserve) 제도를 도입하여 가격 안정성을 크게 개선했습니다.

 

적용 범위

  • 발전 및 열병합발전
  • 에너지 집약적 산업(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등)
  • 2012년부터 항공 산업
  • 2024년부터 해운업 포함 예정

아시아 최초 : 한국 배출권거래제(K-ETS)

제도 도입과 현황

한국은 2015년 1월, 아시아 최초로 국가 단위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했습니다. 현재 약 600여 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73.5%를 커버하고 있습니다.

 

계획기간별 발전 과정

  • 1기(2015-2017) : 100% 무상할당으로 시작
  • 2기(2018-2020) : 유상할당 3% 도입
  • 3기(2021-2025) : 유상할당 10%로 확대

K-ETS의 독특한 특징

한국 배출권거래제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몇 가지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

 

높은 커버리지 전체 국가 배출량의 73.5%를 커버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EU ETS가 40%대인 것과 비교하면 그 포괄성을 알 수 있습니다.

 

보수적인 유상할당 여전히 90%가 무상할당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보수적인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 산업계의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정책적 의지의 반영입니다.


세계 최대 배출량 커버 : 중국 전국 ETS

2021년 출범의 의미

2021년 7월, 중국이 전국 단위 배출권거래제를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이기 때문에, 중국 ETS의 도입은 글로벌 탄소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운영 특징

전력 부문 중심 초기에는 전력 부문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도 연간 40억 톤 이상의 CO2를 커버합니다. 이는 EU ETS 전체 규모의 두 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무료할당 원칙 현재는 대부분 무료할당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점진적으로 경매 방식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지역 단위 성공 사례들

미국 지역 온실가스 이니셔티브(RGGI)

RGGI는 2009년 시작된 미국 동북부 11개 주의 협력 프로그램입니다. 발전 부문만을 대상으로 하지만, 성공적인 감축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주요 성과

  • 2009년 대비 50% 이상 배출량 감축
  • 경매 수익을 청정에너지 투자에 재투자
  • 전력 요금 상승 없이 감축 목표 달성

캘리포니아 ETS

2013년 시작된 캘리포니아 ETS는 미국에서 가장 포괄적인 배출권거래제입니다. 전력, 산업, 교통, 건물 부문을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퀘벡과 연계하여 운영되고 있습니다.

혁신적인 특징

  • 가격 안정화 메커니즘 도입
  • 경매 수익의 환경 정의 투자
  • 온실가스 감축과 대기질 개선 동시 추진

신흥 시장의 부상

뉴질랜드 ETS

2008년 시작된 뉴질랜드 ETS는 산림 부문을 포함한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2019년 대대적인 개혁을 통해 제도를 강화했습니다.

멕시코 ETS

2020년 시범 운영을 거쳐 2022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멕시코 ETS는 북미 지역의 탄소시장 연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각국 제도 비교 분석

제도 시작연도 커버리지 적용 부문 특징

제도명 시작연도 커버 비율 적용 부문 특징
EU ETS 2005 40% 전력, 산업, 항공 시장안정화 예비분
K-ETS 2015 73.5% 전력, 산업, 건물, 교통 높은 커버리지
중국 ETS 2021 40% 전력 세계 최대 규모
RGGI 2009 20% 전력 지역 협력 모델
캘리포니아 2013 60% 경제 전반 포괄적 적용

국제 연계의 중요성

배출권거래제의 미래는 국제 연계에 달려 있습니다. 현재 EU ETS와 스위스 ETS가 연계되어 있으며, 캘리포니아와 퀘벡도 연계 운영 중입니다.

 

연계의 장점

  • 더 큰 시장 형성으로 유동성 개선
  • 비용 효율적인 감축 기회 확대
  • 탄소 누출 방지
  • 국제 협력 강화

연계의 과제

  • 제도 간 설계 차이 조율
  • 환경 건전성 확보
  • 정치적 합의 도출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의 영향

2023년 10월부터 EU의 CBAM이 시범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이는 전 세계 배출권거래제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각국의 대응

  • 기존 ETS 강화 : 기존 제도를 가진 국가들의 제도 개선
  • 신규 도입 검토 : CBAM 대응을 위한 새로운 제도 도입 검토
  • 국제 연계 가속화 : EU와의 연계를 통한 CBAM 부담 완화

시사점과 전망

전 세계 배출권거래제 현황을 살펴본 결과,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성공 요인

  1. 점진적이고 예측 가능한 제도 설계
  2. 적절한 가격 안정화 메커니즘
  3.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
  4. 이해관계자와의 충분한 소통

미래 전망

  • 더 많은 국가와 지역의 참여 확대
  • 적용 부문의 지속적 확장
  • 국제 연계 가속화
  • 디지털 기술과의 융합

마무리

전 세계 배출권거래제는 각자의 특색을 가지면서도 공통된 목표를 향해 발전하고 있습니다. EU ETS의 선도적 역할, K-ETS의 포괄적 접근, 중국 ETS의 규모의 경제 등 각각의 장점을 서로 배우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우리나라 K-ETS에 대해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제도 도입 배경부터 현재까지의 성과,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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