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물류&운송산업 탄소배출량 측정 전문기업 글렉입니다.
지난 편에서 Scope 3 Category 4가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 알아봤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실무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에 답해보겠습니다. "도대체 어떤 부분이 그렇게 어려운 거냐?"
오늘은 Category 4 계산의 3대 난제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파헤쳐보겠습니다.
난제 1 : 데이터 부족의 현실
"우리 협력업체가 몇 리터(L) 썼는지 어떻게 알아요?"
가장 흔한 상황입니다. 여러분의 회사로 원자재를 가져다주는 물류업체에게 이렇게 물어보세요.
"지난달에 저희 화물 운송하면서 디젤을 몇 리터 쓰셨나요?"
대부분 이런 답변이 돌아옵니다 :
- "그런 데이터는 따로 관리 안 해요"
- "전체 연료 사용량은 알지만 고객별로는 몰라요"
- "그런 정보 왜 필요한가요?"
데이터 부족의 3가지 유형
1. 활동데이터 부재
- 운송거리, 연료소비량, 차량 종류 등 기본 정보 부족
- 특히 중소 물류업체는 디지털화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음
2. 배출계수 정보 없음
- 차량별, 연료별 배출계수에 대한 이해 부족
- 지역별로 다른 배출계수 정보 접근 어려움
3. 데이터 분할의 어려움
- 혼적 운송시 고객별 배출량 분할 방법 모름
- 복합운송(트럭+선박+기차)시 구간별 데이터 분리 불가
실제 기업 사례
삼성전자의 경우 공급자향 운송 배출량이 2019년 기준 1만톤 정도로 다른 Scope 3 항목 대비 상당히 적게 측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실제 배출량이 적어서가 아니라 데이터 수집의 한계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난제 2 : 경계 설정의 딜레마
"어디까지 우리 책임인가요?"
Category 4의 가장 큰 딜레마는 "경계 설정"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부품을 구매하는 회사가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
- 1차 협력업체에서 우리 회사까지 운송만 포함할 것인가?
- 2차 협력업체에서 1차 협력업체까지 운송도 포함할 것인가?
- 원자재 채굴지에서 최종 우리 회사까지 모든 운송을 포함할 것인가?
GHG Protocol의 모호한 가이드라인
GHG Protocol은 이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
"보고 조직이 구매한 제품의 운송과 관련된 모든 배출을 포함"
하지만 "구매한 제품"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1차 협력업체에서 구매한 완제품만 해당하는지, 아니면 그 제품을 만들기 위한 모든 원자재까지 포함하는지 애매합니다.
경계 설정 방식에 따른 배출량 차이
같은 회사라도 경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배출량이 수십 배 차이날 수 있습니다 :
- 보수적 접근 : 1차 협력업체 → 우리 회사 (100 tCO2eq)
- 중간 접근 : 2차 협력업체 → 우리 회사 (500 tCO2eq)
- 포괄적 접근 : 원자재 생산지 → 우리 회사 (2,000 tCO2eq)
업종별 경계 설정의 차이
제조업 : 주로 1-2차 협력업체까지 포함
유통업 : 생산지에서 물류센터까지 전 구간 포함
건설업 : 자재 생산지에서 현장까지 포함
동일한 Category 4라도 업종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있어 비교가능성에 문제가 생깁니다.
난제 3 : 배분 방법론의 한계
"트럭 한 대에 여러 고객 화물이 섞여 있으면?"
현실에서는 대부분의 운송이 **혼적(Mixed Load)**으로 이뤄집니다. 한 대의 트럭에 A사, B사, C사 화물이 함께 실려서 각각 다른 목적지로 배송되죠.
그럼 이 트럭이 소모한 연료의 배출량을 어떻게 나눠야 할까요?
5가지 배분 방식과 문제점
1. 무게 기준 배분
- 장점 : 계산이 간단함
- 단점 : 부피가 크지만 가벼운 화물은 과소평가됨
2. 부피 기준 배분
- 장점 : 트럭 적재공간을 고려
- 단점 : 무겁지만 부피가 작은 화물은 과소평가됨
3. 거리 기준 배분
- 장점 : 실제 운송거리를 반영
- 단점 : 경유지가 많으면 계산 복잡성 급증
4. 운임 기준 배분
- 장점 : 시장가치를 반영
- 단점 : 운임정보 획득 어려움, 가격 변동성
5. 조합 방식
- 장점 : 여러 요소 고려로 정확도 향상
- 단점 : 계산 복잡성과 데이터 요구량 증가
배분 방식에 따른 결과 차이
같은 운송에 대해서도 배분 방식에 따라 2-3배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
예시 : 10톤 트럭으로 3개사 화물 운송 (총 배출량 100kg CO2)
- A사 화물 : 2톤, 5m³, 100km, 운임 50만원
- B사 화물 : 3톤, 3m³, 150km, 운임 60만원
- C사 화물 : 5톤, 2m³, 200km, 운임 40만원
배분 결과
- 무게 기준 : A사 20kg, B사 30kg, C사 50kg
- 부피 기준 : A사 50kg, B사 30kg, C사 20kg
- 거리 기준 : A사 22kg, B사 33kg, C사 45kg
A사 입장에서는 배분 방식에 따라 20kg부터 50kg까지 2.5배 차이가 납니다.
국제 표준화 노력의 한계
GHG 프로토콜도 명확한 답을 주지 못함
GHG 프로토콜에서는 13가지 계산 방법을 제시하지만, "어떤 상황에 어떤 방법을 써야 하는지"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없습니다.
결국 기업들은 :
- 자체적으로 계산 방법을 결정해야 함
- 외부 컨설팅사의 도움을 받아야 함
- 업계 관행을 따라야 함
검증기관마다 다른 기준
한국품질재단, SGS, DNV 등 검증기관마다 미묘하게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같은 데이터도 검증기관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해결 방향 : 현실적 접근법
이런 난제들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포기하고 싶어하지만, 완벽하지 않더라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류&운송분야는 GLECFramework 발간을 통해 체계적인 접근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IBM의 권고사항 :
- 사용 가능한 데이터로 시작하되, 한계를 명확히 문서화
- 점진적으로 데이터 품질 개선하는 로드맵 수립
- 업계 표준이 없으면 선제적으로 기준 설정하고 공개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에서는 "공급업체가 안 알려준다면? Category 4 데이터 수집 실전 가이드"를 주제로, 이런 어려움들을 실제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론을 알아보겠습니다.
특히 :
- 공급업체 설득 전략
- 프록시 데이터 활용법
- 단계별 데이터 수집 로드맵
실무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팁들을 가득 담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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