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 왜 갑자기 CDP가 화제일까?
최근 국내 대기업들 사이에서 'CDP A등급'이라는 키워드가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나금융그룹이 2024년 CDP 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인 리더십 A등급을 획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가 하면, 삼성전기와 효성첨단소재는 A등급에서 B등급으로 하락하며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는 뉴스도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도대체 CDP가 무엇이길래 글로벌 기업들이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걸까요? 그리고 왜 투자자들은 CDP 등급을 그토록 중요하게 여기는 걸까요?
CDP, 25년간 쌓아온 신뢰의 환경정보 공개 플랫폼
CDP의 탄생과 성장
CDP(Carbon Disclosure Project)는 2000년 영국에서 설립된 글로벌 비영리 기관입니다.
당초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지만, 2013년부터는 기후변화, 수자원, 산림보호 등 보다 포괄적인 환경 이슈를 다루면서 단순히 'CDP'로 명칭을 변경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CDP의 성장 속도입니다.
초기 35개 금융기관의 작은 요청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현재 전 세계 기관 투자자 자산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640개 이상의 자본시장 서명기관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2024년 기준으로는 무려 22,700개 이상의 기업이 CDP를 통해 환경정보를 공개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시가총액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세계 유일의 독립적 환경공개 시스템
CDP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독립성'에 있습니다. CDP는 세계 유일의 독립적인 환경 공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어, 어떤 특정 이해관계나 압력에 휘둘리지 않고 객관적인 평가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독립성 덕분에 CDP는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DJSI), FTSE4Good 지수와 함께 가장 신뢰받는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지표로 자리잡았습니다.
왜 CDP가 이토록 중요해졌을까?
1. 투자자들의 ESG 투자 확산
현재 CDP를 지지하는 기관투자자들의 운용자산 규모는 무려 131조 달러에 달합니다.
이는 전 세계 GDP 규모와 맞먹는 천문학적인 숫자입니다. 이들 투자자들은 CDP 평가 결과를 투자 결정의 핵심 지표로 활용하고 있어, CDP 등급이 곧 기업의 투자 매력도와 직결됩니다.
실제로 투자자들이 CDP를 통해 공개 요청을 한 기업들의 경우, 2년 이내에 직접 배출량이 평균 7-1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CDP가 단순한 평가를 넘어 실질적인 환경 개선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2. 글로벌 공시 기준의 통합 허브 역할
2024년부터 CDP는 더욱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ISSB 기후 관련 공시 기준(IFRS S2), 유럽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ESRS), TNFD(자연 관련 재무정보 공개 태스크포스) 등 주요 글로벌 공시 기준과의 연계를 강화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기업들이 CDP 하나만 제대로 대응해도 여러 글로벌 공시 요구사항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마치 '원스톱 서비스'처럼 말이죠.
3. 공급망 전체의 환경 투명성 요구
CDP의 영향력은 단순히 대기업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2024년 기준 330개 이상의 주요 구매 기업들이 자신들의 공급업체에게 CDP를 통한 환경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구매력은 무려 7조 달러에 달합니다.
이는 중소기업이라 할지라도 대기업의 공급망에 포함되어 있다면 CDP 대응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내 기업들의 CDP 현주소
참여 기업 수의 급격한 증가
한국 기업들의 CDP 참여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0년 224개 기업에서 2021년 340개 기업으로 116곳이나 증가했으며, 2024년 현재는 860여 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 기업들도 환경경영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아직은 부족한 A등급 기업 수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2021년 기준 국내 기업 중 기후변화 대응 부문에서 A등급을 받은 기업은 현대글로비스, SK텔레콤, KB금융그룹, LG유플러스 등 단 4곳에 불과했습니다. 전체 평가 대상 중 고작 1.2%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수자원 보호 부문에서도 삼성전자, 기아, 포스코, LG이노텍 등 4곳만이 A등급을 받아, 국내 기업들의 환경경영 수준이 아직 글로벌 수준에 미치지 못함을 보여줍니다.
CDP 대응,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규제 환경의 변화
전 세계적으로 환경 공시가 의무화되는 추세입니다. 유럽연합의 CSRD(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 미국 SEC의 기후공시 규칙 등이 도입되면서, 환경정보 공개는 더 이상 자발적 영역이 아닌 법적 의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CDP는 이미 검증된 글로벌 기준으로서, 향후 도입될 각종 규제에 대비하는 가장 효과적인 준비 수단이 됩니다.
비즈니스 기회 창출
CDP는 단순한 평가나 규제 대응을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환경경영 우수 기업으로 인정받으면 ESG 투자 자금 유치, 친환경 사업 파트너십 구축, 그린 금융 상품 이용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CDP A등급 기업들은 대부분 과학기반감축목표이니셔티브(SBTi) 승인을 받은 기업들로, 이들은 탄소중립 트렌드를 선도하며 새로운 시장 기회를 선점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 CDP 시대의 개막
기후변화가 인류 최대의 위협으로 대두되고, ESG 투자가 글로벌 금융 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으면서 CDP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입니다. 특히 2025년 이후에는 더욱 강화된 평가 기준과 새로운 환경 이슈들이 추가될 예정이어서, 기업들의 선제적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CDP는 더 이상 '하면 좋은'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한 '반드시 해야 하는' 필수 과제가 된 것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CDP의 등급 시스템과 각 등급별 특징, 그리고 등급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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